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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서 드러난 통일교의 '속내'는 "청와대 진출과 공천"
  • 김도영 기자
  • 등록 2025-12-20 0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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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검, 한학자 재판서 교단간부들 회의록 제시…공천권 확보 시도도
  • 2023년 국힘 당대표 선거 때 교인 1만1천명 당원 가입 문건 공개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재판서 드러난 통일교의 '속내'는 "청와대 진출과 공천"


'정교유착 혐의' 한학자 통일교 총재, 영장심사 출석 (ⓒ연합뉴스=뉴스저널코리아) =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9.22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재판에서 2022년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인들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방안을 논의한 정황이 공개됐다.


이들은 청와대 진입과 국회의원 공천권 확보 계획은 물론 2027년 대권까지 도전할 수도 있다는 포부를 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교 원로는 "크게 도우면 크게 요구할 수 있다"며 당시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하자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세지를 보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속행 공판에서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통일교 고위 간부들의 회의록을 공개했다.


해당 회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5개월 전인 2021년 10월에 진행됐다.


특검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통일교 간부는 "우리 목표는 청와대에 보좌진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두 번째 목표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우리에게) 국회의원 공천권을 줘야 한다"며 "내년 1∼2월 중 (지지할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간부는 "국회의원 공천, 청와대 진출 등 기반 다지기가 절대 쉽지 않지만 여기까지 가야 우리가 안착할 수 있다"며 "이렇게 가면 2027년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지 않겠나"고 했다.


경찰, 통일교 서울본부 압수수색 (ⓒ연합뉴스=뉴스저널코리아) = 경찰이 정치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첫 강제수사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


특검팀은 이러한 회의록을 제시하며 증인으로 출석한 엄윤형 통일교 세계본부 신통일한국처장에게 "2021년 10월부터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사람을 지지할지 계획했냐"고 물었고 엄 처장은 "논의한 것 같다"고 답했다.


엄 처장은 이러한 논의가 이뤄진 배경에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려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의지가 깔려있었다고 주장했다.


엄 처장은 "윤 전 본부장이 추진하던 정책에 맞춰서 지부장들이 계획하고 고민하고 논의하던 상황"이라며 "윤 전 본부장의 의지에 맞춰서 진행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한 특검팀은 통일교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고 한 증거자료를 제시했다.


그해 2월 통일교 간부가 주고받은 '프로젝트 진행 상황'이라는 문건으로, 여기에는 서울인천권역, 경기강원권역 등 전국에 있는 교인 1만1천10명이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건에는 국민의힘 로고도 찍혀있다.


특검팀이 해당 문건과 관련해 "윤 전 본부장이 독단적으로 교인들을 특정 정당에 가입하게 하는 일이 가능하냐"고 묻자 엄 처장은 "윤 전 본부장 지시로 한 것이 맞는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윤정로 전 세계일보 부회장과 윤 전 본부장 간의 카카오톡 메세지도 공개됐다.


통일교 원로인 윤 전 부회장은 윤 전 본부장에게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연결시켜 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검팀이 제시한 카카오톡 메세지에서 그는 2021년 11월 19일 윤 전 본부장에게 "(권 의원과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Y(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90의 능선으로 가까워진다"며 "(권 의원과의 만남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돕고, 어떤 것을 공유할지 논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달인 12월 8일에는 윤 전 본부장에게 "(권 의원을 만나면) 윤 후보 당선에 도움을 주겠다고 하면 됩니다"며 "크게 도우면 크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부회장은 미국이나 일본의 영사나 대사 자리도 가능하고 공천 요구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대화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되자 윤 전 부회장은 "(영사나 대사 자리는) 누구나 만나서 이야기하는 저의 꿈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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