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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극초음속 '화성-11마' 시험발사한듯…韓방공망 무력화 의도
  • 김도영 기자
  • 등록 2025-10-23 23: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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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초 공개한 신형 미사일…저고도 변칙 기동으로 방공망 회피 특징
  • 軍 "극초음속 핵심 회피·활공비행 탐지 안돼…시험 제대로 안 됐을 수도"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북한이 지난 22일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이달 초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1마'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1마' (ⓒ연합뉴스=뉴스저널코리아)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1마'. [조선중앙TV 화면] 202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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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2일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이달 초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1마'라는 평가가 나온다.


불규칙한 비행궤적으로 요격이 어려운 단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로 남한의 대공 방어망 무력화를 시도하는 한편,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은 23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전날 새로운 무기체계인 극초음속비행체 두 발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발사된 극초음속비행체는 함경북도 어랑군 궤상봉등판 목표지점에 떨어졌다. 발사지점과 탄착지점의 거리는 약 400㎞다.


우리 군은 전날 북한 미사일이 평양 인근인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발사됐으며, 해당 미사일이 약 350km 비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 발표와 비교할 때 발사지점은 약 5㎞ 차이가 나고, 사거리는 50㎞가량 차이가 난다.


북한은 이날 구체적인 미사일 기종이나 세부 제원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신형 극초음속 비행체라고 언급한 것으로 미뤄볼 때 이달 초 처음 공개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1마'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성-11마는 탄두 부분이 원뿔형이 아닌 날개가 달린 비행체 형태의 글라이더형인데, 이날 북한이 공개한 해당 미사일도 화성-11마와 같은 극초음속 활공체의 외형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화성-11마는 이달 초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에서 처음 등장했다.


화성-11형은 북한의 대표적인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의 제식 명칭인데, 공개된 화성-11마는 KN-23의 발사체에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상의 탄두를 장착한 형태였다.


화성-11마는 지난 10일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과 함께 재차 등장하기도 했다.


통상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대기권 안에서 비행하면서 변칙 기동하는 특성을 지녀야 극초음속 미사일로 분류된다.


탄도미사일만큼 빠른 속도에 순항미사일만큼 낮은 비행고도를 결합하고 변칙 기동성까지 부여함으로써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할 수 있어 '게임 체인저'로도 불린다.


하지만 전날 북한의 미사일 궤적에서 고도와 방향을 불규칙하게 바꾸는 변칙 기동은 우리 군에 의해 탐지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어제 북한 미사일은 단거리탄도미사일의 궤적을 보였다"며 "극초음속 미사일의 특징인 활공이나 회피기동은 탐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우리 군 당국의 미사일 탐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초 합참은 이번 북한 미사일을 지난해 9월 발사했던 '화성포-11다-4.5'에 무게를 뒀는데 북한은 이번 미사일이 신형 '극초음속 비행체'라고 밝혔고, 군 당국이 발표한 발사지점과 사거리도 북한 측 발표와 달랐다는 점에서다.


북한이 우리 군 당국을 기만하기 위해 허위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도 있지만, 극초음속 활공체가 일반적 탄도미사일과 달리 하강 국면에서 일부 구간 활공하며 군 당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사거리가 더 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극초음속미사일은 활강이 중요한 기준인데 400㎞ 수준에서 활강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김정은도 불참했고 발사 사진도 공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미사일 시험이 정상 진행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은 이날 계룡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극초음속 화성-11마 미사일인지 여부는 아직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확보 수준을 평가하긴 이르다면서 앞으로도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 등을 직접 거명하지 않으며 수위를 조절했다면서도 "사거리상 남측을 겨냥한 무기로 APEC 국내 개최를 염두에 둔 정치적 목적도 있다"며 "경주까지 사거리가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시험발사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존재감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한편, 대통령실을 포함해 국방부, 외교부 등 외교안보 당국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합참도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만 밝혔을 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의 일종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행위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행위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이었다.


대신 주한미군은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면서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발표했고, 미국 국방부와 유럽연합(EU) 측도 규탄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로우키 대응에는 북한과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회복을 추진하는 이재명 정부 기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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