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여야는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전·현 정권에서 감사원의 감사와 기관 운용 등을 놓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면서 충돌했다.
위원장에게 속기록 보여주며 항의하는 국민의힘 (ⓒ연합뉴스=뉴스저널코리아)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2025.10.16
민주당이 먼저 윤석열 정부 때 감사원이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서해 공무원 감사', '통계 조작 감사' 등을 진행한 것을 '정치 표적 감사'라고 규정하면서 감사원의 TF 활동을 지원 사격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임 정권의 감사 결과 뒤집기'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윤석열 정권에서 자행됐던 정치적 표적 감사, 하명 감사 의혹에 대해 스스로 자성하고 재점검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헌법 기관으로서 위상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통계 조작 감사와 서해 공무원 감사를 두고 각각 "고문에 가까운 고강도 감사", "직권 남용 소지의 감사"라고 주장하면서 "감사원 책임자를 처벌하고 징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최재해 감사원장이 스스로 했던 감사를 뒤집겠다는 취지로 쇄신TF를 만들어놓은 것 같다"며 "전 정부 감사에 대해 다시 감사하는 것은 감사원의 신뢰와 정통성을 정면으로,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 역시 "국가 통계 조작,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결정,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은폐·왜곡,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비리, 비무장지대(DMZ) 내 북한 감시초소 철수 부실 검증, 사드 정식 배치의 고의 지연 등의 감사는 이미 끝났다"며 "감사원이 이를 다시 뒤집으려는 시도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조 의원은 감사원이 정책 감사를 폐지키로 한 데 대해서도 "감사원이 감사하지 않았으면 정부가 잘못 가고 있는 것을 밝혀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정책 감사를 폐지하면서 감사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잃었다고 본다"고도 했다.
이에 최 감사원장은 '쇄신 TF'와 관련, "직제 규칙에 특별반을 운영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 (TF 운영과 관련해) 위원회 의결을 거친 감사 결과를 뒤집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과거 감사) 과정과 관련해 여러 가지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과연 그런 일이 진짜 있었는지 보고 저희들이 반성하고 고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사 운영 쇄신TF 출범을 승인한 것은 제가 (감사원을) 나가기 전, 제가 있었을 때의 감사를 되짚어 보겠다는 맥락에서였다"고 부연했다.
질의에 답하는 최재해 감사원장 (ⓒ연합뉴스=뉴스저널코리아) = 최재해 감사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6
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최 감사원장을 향해 "감사원이 도구로 이용됐다면 원장님이 '정말 제 불찰이고 깊이 사죄합니다' 이 정도는 해야 하는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에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그런 일이 없었다"며 "제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지만 위원장님의 포괄적인 상상이나 추측으로 하시는 말씀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이에 추 위원장은 "그렇다면 (문제를 제기한) 법사위원들이 허위 조작을 하는 것인가"라고 따졌고, 최 원장은 "대통령실의 하명을 받아서 뭔가 했다고 하는데 전혀 모르는 일이고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및 범여권 의원들은 유병호 감사위원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유 감사위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사무총장으로 임명돼 이른바 '감사원 실세'로 불린 바 있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유 감사위원을 겨냥해 "윤석열이 계엄 쿠데타를 선포했을 때 어떤 일을 했느냐"며 "타이거파 수괴로서 그 자체로 감사원은 국민께 충성하는 게 아니라 윤석열에 충성하는 조직이 돼버렸다"고 비난했다.
유 감사위원은 계엄과 관련해 "아무 일도 못 해 죄송하다. 저도 정무직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도 공방을 벌이면서 법사위는 고성과 파행으로 얼룩졌다.
여야는 오전 감사원 국감에서 전날 진행된 대법원 현장 검증을 놓고 충돌했다.
이에 따라 법사위는 한 차례 파행됐으며 오후에도 여야 의원들 간 고성과 언쟁으로 혼란이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위원장이 공정한 의사 진행을 하지 않는다며 항의했다.
이와 관련, 곽규택 의원이 추 위원장을 향해 "뭐가 그렇게 꿀리세요"라고 말하자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곽규택 같은 인간에게는 발언 기회를 주면 안 된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실제 추 위원장은 이날 10시간 넘게 진행되는 국감 내내 곽 의원에게는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 질의를 포함해 발언 기회를 한 번도 주지 않았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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