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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아제르여객기 추락, 러 방공미사일 10m 옆 폭발한 탓"
  • 김도영 기자
  • 등록 2025-10-10 02: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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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제르 대통령에게 조사결과 설명…"우크라 드론 있었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항공(AZAL) 여객기가 추락한 것은 러시아 방공미사일 폭발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지키스탄에서 회담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로이터/스푸트니크 연합뉴스=뉴스저널코리아. 재판매 및 DB 금지]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만나 이같이 설명하면서 러시아 미사일이 추락 여객기를 직접 타격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가장 민감한 주제인 항공 비극과 관련한 것으로 양자 회담을 시작하겠다"며 철저한 분석으로 지난해 12월 15일 발생한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추락의 원인이 명확해졌다고 운을 뗐다.


푸틴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가 여러 상황과 관계있다면서 "가장 먼저 당시 하늘에 우크라이나 드론이 있었다"며 러시아 방공망이 러시아 영공을 침범한 우크라이나 드론 3대를 감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번째 이유는 러시아 방공시스템 자체의 기술적 실패"라며 "발사된 미사일 2기는 항공기를 직접 타격하지 않았다. 그랬다면 항공기는 그 자리에서 추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들은 (기체로부터) 수 m, 약 10m 떨어진 곳에서 폭발, 아마도 스스로 폭발했다"며 "중요한 것은 비행기가 (미사일의) 타격 전투 요소가 아닌 파편에 맞았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 조종사가 이 사고를 조류 충돌로 인식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당시 항공기 승무원이 러시아 도시 마하치칼라에 착륙하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자국 공항으로 귀항하기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유족에 애도를 표한 바 있다고 언급하면서 러시아가 비극적 사건에 대한 보상과 법적 평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자세한 정보 제공과 사고 원인 조사를 직접 감독한 데 감사를 표했다.


아제르바이잔 항공 J2 8243편 여객기는 지난해 12월 25일 아제르바이잔 바쿠를 출발해 러시아 그로즈니로 향하다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 인근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최소 38명이 사망했다.


사고 후 아제르바이잔 당국은 사고 여객기가 러시아 대공미사일이나 그 파편을 맞았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내놨다. 사고 직후 러시아 측은 "여객기가 새 떼와 충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달 30일 알리예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러시아 영공에서 발생한 '비극'에 대해 사과했지만 러시아의 잘못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사고 이후 옛 소련 국가인 아제르바이잔과 러시아의 관계는 악화했다. 지난 6월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경찰에 체포된 아제르바이잔 남성 2명이 구금 중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양국은 서로 대사를 초치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아제르바이잔은 7월 자국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매체를 수색해 기자 2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과 알리예프 대통령은 서로 웃으며 악수한 뒤 양자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두 정상은 지난 달 초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잠깐 만났지만 본격적인 회담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이다.


전날부터 사흘 일정으로 타지키스탄을 공식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과 회담하고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동맹 관계를 심화하는 공동 성명에 서명했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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